행복의 무게와 가벼움

행복의 무게와 가벼움

행복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나는 종종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빠지곤 한다. 행복이라는 단어는 너무 흔하게 쓰여 왔기에 오히려 그 실체가 흐릿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행복은 때로는 특정한 순간의 감정일 수도 있고, 때로는 삶 전체를 가로지르는 어떤 상태일 수도 있다. 이 모호한 감정을 설명해보려 애쓸 때마다 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단편들이 스쳐 지나가곤 한다. 모두가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행복은 우리가 그토록 원하면서도 손에 쉽게 잡히지 않는 무언가다. 사람들은 대개 ‘성공’, ‘사랑’, ‘안정’ 등의 요소가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그래서 열심히 일해 성공을 이루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생활의 안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분투한다. 행복을 이루는 공식처럼 보이는 이 세 가지 요소가 충족될 때, 우리는 과연 행복할까? 하지만 성공을 이루고도 공허함을 느끼는 이들도, 사랑을 하면서도 상처받는 이들도 많다. 안정된 삶을 살지만 늘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나 또한 과거에는 행복이 외부 조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 여겼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안정된 직장과 사랑하는 사람을 갖춘다면 저절로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행복의 조건을 채우는 것이 곧 행복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행복이란, 어쩌면 마음속에서 스스로 만들어지는 것이지 밖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행복에 대한 고민을 하며 내가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행복은 가벼운 것이다’라는 점이었다. 이 가벼움은 어떤 의미에서는 힘을 주고, 또 다른 의미에서는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행복이 가볍다는 것은 거대한 무언가가 아니라, 오히려 작은 순간에서 피어나는 감정임을 뜻한다. 우리는 종종 행복을 거창하고 무겁게 생각하곤 한다. 한 번 이룩하면 영원히 유지되는 상태이거나, 삶의 목표와도 같은 성취라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그러한 무거운 기대를 덜어낼 때, 우리는 작은 순간에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온기, 잠들기 전 조용한 방 안의 평화로움, 혹은 오랜 친구와의 짧은 통화 속 웃음소리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일상 속에서 작고 사소한 행복을 느낄 줄 아는 능력이야말로 우리를 진정한 행복으로 이끄는 열쇠가 아닐까. 큰 성취나 외부의 인정이 아닌,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행복을 위대한 성취와 동일시했던 것 같다. 높은 성적을 받거나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는 순간을 행복이라고 느꼈다. 그런데 그 행복은 짧게 지나갔고, 곧 또 다른 성취를 향한 갈증이 시작되었다. 그때마다 나는 나름대로 더 많은 것을 이루어야 행복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독려했다. 하지만 성취감과 행복이 같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작은 순간에 감사하고, 일상 속에서 작은 기쁨을 찾는 법을 배웠다.

행복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때로는 무게감 있게, 때로는 가볍게 다가오는 것이 행복의 본질이다. 내가 행복을 무겁게 여길 때, 행복은 오히려 나에게서 멀어져 갔다. 반대로 행복을 가볍게 받아들이고, 작은 순간에 만족할 때 나는 행복을 더욱 쉽게 느낄 수 있었다. 나를 둘러싼 환경이나 외부의 조건에 집착하지 않고, 내 마음속의 작은 불꽃 같은 행복을 인정하게 되었을 때, 나는 비로소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나는 행복에 대해 너무 깊이 고민하지 않으려 한다. 행복을 깊이 생각하고 분석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나를 행복에서 멀어지게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